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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구단주?

백업용
202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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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구단주?

 

부산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동훈(23) 씨는 특별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아프리카 말라위 3부 리그 축구팀 ‘치주물루 유나이티드(Chizumulu United)’의 구단주다.

한국의 한 대학생이 지구 반대편, 직선거리 약 1만 1000km 떨어진 섬마을의 축구팀을 운영하게 된 사연은 조금 특별하다.


“게임 속 구단주가 현실이 되다”

이동훈 씨는 부산외대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전공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하던 그는 FC 안양과 잉글랜드의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온 FC의 팬이었다.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 〈풋볼 매니저(FM)〉를 즐기며‘언젠가 진짜 팀을 운영해보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하곤 했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창박골’은 현재 구독자 8만 명이 넘는다.

중학교 시절 살던 동네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그는 처음에는 여행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였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경험한 축구 문화가 그의 인생 방향을 완전히 바꾸게 됐다.

 

아프리카에서 깨달은 ‘축구의 또 다른 얼굴’

여행을 좋아했던 이동훈 씨는 한국관광고를 졸업한 후 모로코와 모리타니 등지를 여행하며

현지의 열악한 삶과 환경을 직접 목격했다.

그 경험은 그를 국제구호와 개발 분야로 이끌었다. 귀국 후 그는 NGO 단체인 월드비전에서 1년간 근무하며

개발도상국 지원의 중요성을 체감했고, 이후 부산외대에서 국제개발을 전공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모리타니 여행 중 우연히 만난 한 외국인이 현지 축구 경기를 보러 간다고 했다.

호기심에 따라간 이동훈 씨는 낯선 환경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뛰는 선수들과 팬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그날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자 예상치 못한 1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반응이 폭발했다.

그때부터 그는 세계 곳곳의 알려지지 않은 축구 문화를 직접 탐방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대학생 구단주?
 

치주물루섬에서 만난 잊지 못할 팀
2023년 여름, 그는 아프리카 남동부의 내륙국가 말라위를 찾았다.
그곳의 작은 섬, 치주물루(Chizumulu Island)에
‘치주물루 유나이티드’라는 축구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섬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이발사로 일하는 감독 맥팔른 마푸타, 그리고 교사 출신의 코치 맥슨을 만났다.
이 팀은 섬 주민들의 모금으로 운영되는 지역 클럽이었지만, 환경은 너무나 열악했다.
유니폼이 없어 상대 팀의 옷을 빌려 입었고, 훈련장엔 공이 두 개뿐이었다.
경기장 콘 대신 빈 페트병을 세워 훈련을 했다.
“그냥 영상 한 편 찍고 돌아오려 했는데, 감독이 ‘우리 원정 경기 가는데 같이 갈 거지?’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는 팀과 함께 트럭을 타고 원정길에 나섰고, 전기도 물도 제대로 없는 숙소에서 담요 하나를 깔고 잠들었다.
짧은 체류였지만, 그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도 축구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이동훈 씨는 “그곳의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삶의 의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간 동행한 뒤, 감사의 의미로 감독에게 100달러를 전달했다.
귀국 후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시청자들의 자발적인 후원도 이어졌다.
감독은 후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사진과 영상으로 직접 보고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치주물루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구단주
시간이 흘러도 연락을 이어가던 이동훈 씨는 올해 5월, 감독으로부터
“리그 참가비를 마련하지 못해 이번 시즌 출전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참가비는 약 40만 원, 섬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그는 잠시 고민 끝에 결심했다.
“내가 구단주가 되어 보자.”
마치 FM 게임 속 시나리오처럼, 그는 ‘치주물루 유나이티드’의 실질적인 구단주가 되었다.
여름·겨울 방학 동안 직접 찾아가고, 평소에는 감독과 온라인으로 팀 운영을 함께 논의한다.
현지 코치진은 한국인 구단주의 참여를 크게 반겼다.

대학생 구단주?

축구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대학생 구단주
현재 그는 유튜브 수익과 후원금으로 팀의 장비, 유니폼, 훈련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적자가 나더라도, 그는 “이건 단순한 구단 운영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의 목표는 단순하다.
“치주물루의 선수들이 축구를 통해 희망을 느끼는 것, 그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국제개발과 축구가 만나는 지점
이동훈 씨는 이제 단순한 유튜버가 아니라 ‘국제개발형 축구 구단주’로 불린다.
그는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진짜 도움”이라고 강조했다.
치주물루 유나이티드는 그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한국과 아프리카를 잇는 상징적인 축구팀이 되었다.
이동훈 씨는 말한다.
“누구나 세상을 바꾸는 일을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작은 응원 하나로도 시작할 수 있어요.
제가 한 일도 결국 그 한 걸음이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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